구술 기록에는 숫자가 남습니다. 물지게 한 짐에 5원, 개인 수도 공사비 3만 원, 장작 한 단에 100원. 그런데 이 숫자만으로는 그게 비쌌는지 쌌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은행 소비자물가지수를 가져와 2025년 가치로 환산해봤습니다. 환산하고 나니 원문을 읽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드러났습니다.
1. 50년 동안 물가는 12.3배 올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의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잡습니다. 1975년 지수는 9.473, 2025년은 116.61입니다. 즉 1975년의 1원은 2025년의 12.31원에 해당합니다. 50년 동안 화폐 가치가 12분의 1로 줄어든 셈입니다.
2. 환산해보니 이렇습니다
| 항목 | 당시 가격 | 2025년 환산 | 출처 증언 |
|---|---|---|---|
| 개인 수도 공사비 | 30,000원 | 369,292원 | 과거의 길음동에서는 여러 명이 나누어 쓰던 물 - 수도 이야기 |
| 공동 수도 물지게 1개 | 5원 | 62원 | 물장사: 성북구 길음동의 물 공급 역사 |
| 장작 1단 (미아시장) | 100원 | 1,231원 | 길음동 사람들의 생계와 생업 - 목탄 장사와 시장의 성장 |
개인 수도 공사비가 지금 돈 약 37만 원이었습니다. 원문에는 "몇몇 사람들이 3만 원씩 공사비를 내고 개인 수도를 달았다"고만 적혀 있는데, 왜 '몇몇'이었는지가 이 숫자로 설명됩니다. 한 가구가 선뜻 내기 어려운 금액이었습니다.
반대로 물지게 한 짐은 환산해도 62원입니다. 그런데 이건 물 20리터 남짓의 값입니다. 오늘날 수돗물은 1,000리터에 수백 원 수준이니, 당시 주민들은 단위당으로 훨씬 비싼 물을 지게로 져 날랐던 셈입니다. 그것도 밤새 줄을 서서 말입니다.
3. 연도별 환산 배율표
| 연도 | 소비자물가지수 (2020=100) | 2025년 환산 배율 | 당시 1만 원의 현재 가치 |
|---|---|---|---|
| 1975 | 9.473 | 12.31배 | 123,097원 |
| 1980 | 20.965 | 5.56배 | 55,621원 |
| 1985 | 29.555 | 3.95배 | 39,455원 |
| 1990 | 38.48 | 3.03배 | 30,304원 |
| 1995 | 51.995 | 2.24배 | 22,427원 |
| 2000 | 63.151 | 1.85배 | 18,465원 |
| 2005 | 74.413 | 1.57배 | 15,671원 |
| 2010 | 86.373 | 1.35배 | 13,501원 |
| 2015 | 94.861 | 1.23배 | 12,293원 |
| 2020 | 100 | 1.17배 | 11,661원 |
표를 보면 1975~1985년 10년 사이에 물가가 3배 이상 올랐습니다. 길음동에 개인 수도가 보급되고 연탄보일러가 퍼지던 바로 그 시기입니다. 주민들이 체감한 부담이 컸을 수밖에 없습니다.
4. 환산할 수 없는 숫자도 있다
솔직히 밝혀둘 부분이 있습니다. 구술 기록에는 1960년대 가격도 나옵니다. 공동 수도 물지게 5원과 장작 1단 100원은 원래 1960년대 증언입니다.
그런데 한국은행 ECOS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975년부터 제공됩니다. 그래서 위 표의 물지게·장작 환산값은 1975년 기준으로 계산한 하한값이며, 실제 1960년대 가치로 보면 더 높은 금액에 해당합니다. 데이터가 없는 구간을 추정해서 채우지는 않았습니다.
| 구분 | 환산 가능 여부 | 처리 방식 |
|---|---|---|
| 1975년 이후 가격 | 가능 | ECOS 소비자물가지수 직접 적용 |
| 1960년대 가격 | 불가 | 지수 미제공. 1975년 기준 하한값으로만 표기 |
5. 숫자로 다시 읽는 생활사
환산 작업을 하고 나서 기록이 다르게 읽혔습니다.
- 37만 원짜리 수도를 달고도 밤에만 물이 나왔습니다. 물탱크가 인근 동에만 있어 길음동은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만 급수됐습니다. 큰돈을 쓰고도 불편이 남았던 겁니다.
- 그래서 '물장사'가 생겼습니다. 개인 수도를 단 집이 밤새 받아둔 물을 이웃에 되팔았습니다. 상수도가 들어온 뒤에 물 판매업이 생긴 역설입니다.
- 물가 급등기와 인프라 보급기가 겹칩니다. 1975~1985년 3배 상승 구간이 곧 개인 수도·연탄보일러 확산기였습니다.
전체 연표와 다른 수치들은 길음동 생활사 데이터 연표에 정리해두었습니다. 개별 증언은 과거의 길음동에서는 여러 명이 나누어 쓰던 물 - 수도 이야기, 물장사: 성북구 길음동의 물 공급 역사, 성북구 길음동 지역의 철물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1975년 3만 원은 지금 얼마인가요?
한국은행 소비자물가지수 기준으로 약 369,292원입니다. 1975년 지수 9.473, 2025년 지수 116.61을 적용해 12.31배로 환산한 값입니다.
Q2. 화폐가치 환산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현재가 = 과거 금액 × (현재 소비자물가지수 ÷ 과거 소비자물가지수)입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의 통계표 901Y009에서 연도별 지수를 받아 계산합니다.
Q3. 1960년대 가격은 왜 환산하지 않았나요?
ECOS 소비자물가지수가 1975년부터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 구간은 추정하지 않고, 1975년 기준 하한값으로만 표시했습니다.
Q4. 길음동 개인 수도는 언제 설치됐나요?
1975년입니다. 다만 전 가정 보급은 1980년대에 완료됐고, 그 이전에는 공동 수도에서 물지게로 물을 길어 썼습니다.
Q5. 물지게 한 짐 값 5원은 비싼 편이었나요?
1975년 기준 환산으로 62원입니다. 물 20리터 남짓의 값인데, 현재 수돗물 요금과 비교하면 단위당으로는 훨씬 비싼 물이었습니다.
데이터 출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통계표 901Y009 소비자물가지수(2020=100) · 가격 정보는 길음동 주민 구술 기록 시리즈